전화 통화 가슴 사이즈 발언 통매음 무죄 판결 이유: 썸 타는 사이 성적 농담 통폭법 위반 성립 기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상대방에게 “브라 사이즈가 어떻게 되느냐, 만나서 직접 만져보면 된다”라는 식의 노골적인 발언을 했다면, 누구나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처벌받을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여성의 가슴 크기나 신체 접촉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기준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성희롱성 발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법원에서 바로 이 발언을 두고 피고인에게 전면 무죄를 선고한 실제 판결이 나왔다. 검찰이 정식으로 기소까지 마친 사건이었음에도 재판부는 왜 공소사실 전체를 무죄로 판단했을까?

수원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판결(2025고정363)을 바탕으로, 단어 자체의 수위가 아닌 ‘두 사람의 관계와 대화의 맥락’이 통매음 성립 여부를 어떻게 뒤바꾸었는지 그 구체적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고자 한다.

전화 통화 가슴 사이즈 발언 통매음 무죄 판결 이유

1. 사건의 전말: SNS로 알게 된 50대 남녀의 심야 통화

사건은 소셜미디어 어플리케이션인 ‘스레드(Threads)’를 통해 두 사람이 처음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되었다. 피고인 A와 피해자 B(여, 50세)는 스레드에서 메시지를 나누다가 호감을 느껴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두 사람에게는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배우자와 이혼한 뒤 홀로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고, 대화가 잘 통하다 보니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반말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했다.

비록 실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만난 적은 없었으나, 두 사람은 매일 수십 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씩 장시간 전화 통화를 이어갔다.

문제의 발언은 통화를 시작한 지 엿새째 되던 2024년 7월 19일 밤 10시 24분경에 나왔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 신체 사이즈를 묻기 시작했다.

  • “A야 B야 C야 D야, 여자 신체사이즈.”
  • “브라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데?”
  • “작지? 트리플A지? 작으니까 얘기 안 하려고 하는 거지.”
  • “치, 알았어. 그러면 만나서 직접 만지면 되지 뭐.”

피해자는 이후 피고인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이용음란) 위반으로 고소했고, 검찰은 피고인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2. 법원의 핵심 법리: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가’

언뜻 보기에는 상대방의 가슴 크기를 캐묻고 신체 접촉을 예고했으니 영락없는 통매음 유죄 사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판부는 통매음이라는 범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법익’부터 냉정하게 따져보았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통매음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표현을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접하지 않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다.

따라서 법원은 아주 중요한 법리적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표현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였더라도, 그것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지 않거나, 행위자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였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3조 위반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단순히 주고받은 단어가 얼마나 자극적인가만 볼 것이 아니라, 발언 당시 두 사람의 친밀도, 대화의 전체적인 흐름, 상대방의 실제 반응, 그리고 발언자가 상대방의 거부 의사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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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6가지 결정적 이유

수원지방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통화 정황을 면밀히 분석한 끝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에 적시된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매우 구체적이고 치밀하다.

  • 첫째, 성적 대화를 스스럼없이 나누던 전사(前史)가 있었다.문제의 통화가 있기 하루 전(7월 18일), 피고인은 이미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밝히는 남자와 그렇지 않은 남자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성관계 빈도와 지속 시간은 어떠한지 등 내밀한 성적 취향을 물었다. 당시 피해자는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웃으면서 답변을 이어갔다.
  • 둘째, 호칭과 분위기가 통상의 ‘썸’ 내지 연인 단계였다.피고인은 평소 피해자를 ‘자기’라고 불렀고, 사건 당일에도 일상적인 대화를 편안하게 나누던 중 장난스러운 투로 가슴 크기를 물었다.
  • 셋째, 피해자의 거부가 단호하지 않았다.피해자가 답변을 거절하기는 했으나, 정색하며 화를 내거나 강한 어조로 거부한 것이 아니었다. 피고인의 “작아서 부끄러워 안 알려주냐, 직접 만져보면 알겠다”는 말 역시 상대를 능욕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장난스럽게 놀리는 맥락에 가까웠다.
  • 넷째, 거절 이후 집요하게 추근대지 않았다.피고인은 피해자가 답변을 꺼리자 즉시 해당 화제를 접었고, 이후 10분 이상 화기애애하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일상 통화를 지속했다.
  • 다섯째, 통화 말미에 기꺼이 받아들인 애정표현.가장 결정적인 대목은 통화를 마칠 무렵의 상황이었다. 피고인이 다시 피해자를 ‘자기’라고 부르며 “뽀뽀하고 싶다”고 하자, 피해자는 웃으면서 “11시에 하자”며 피고인의 애정표현을 기꺼이 받아주었다.
  • 여섯째,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정황.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종합할 때, 비록 실제로 만난 적 없는 사이에서 다소 경솔하고 수위 높은 성적 표현이 오갔다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두 사람이 사실상 연인 관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여 해당 발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을 여지가 매우 컸다.

결국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성적 수치심을 주려 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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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무적 교훈: 통매음 방어와 고소의 핵심 기준

이 판결은 남녀 간의 호감이나 연애 감정이 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매음 사건에 매우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한다.

  • 단어의 수위보다 ‘대화의 맥락’이 우선한다수사기관 단계에서는 “가슴 사이즈”, “직접 만진다”는 자극적인 문구에만 집중해 기소하기 쉽다. 하지만 법정에 들어서면 전날 나눈 대화 내용, 웃으며 받아준 반응, 통화 종료 직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등이 모두 복원되어 ‘고의성’을 판단하는 결정적 잣대로 쓰인다.
  • 침묵이나 웃음 섞인 거절이 오해를 낳을 수 있다상대방의 성적인 농담이 불쾌하다면 그 자리에서 정색하고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웃어넘기거나 이후에도 ‘자기’라는 호칭을 받아주며 대화를 이어가면, 법원에서는 가해자가 ‘상대방도 동의하거나 용인한 것’으로 오인했다고 판단하여 처벌을 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표현은 연인 사이에서도 경솔할 수 있는 거친 말이었으나, 법률이 개입해 ‘성범죄자’라는 전과를 낙인찍을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 볼 수 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무죄 판단 기준과 법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작성된 일반 정보성 콘텐츠이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유·무죄 여부는 단순히 사용된 단어나 표현의 수위뿐만 아니라, 당사자 간의 평소 관계, 대화의 전후 맥락, 거부 의사 표현의 정도와 태도, 통화 지속 여부 등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본 글은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나 재판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므로, 유사한 성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면 반드시 형사 전문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여 조력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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