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아파트나 상가 주차장에서 이중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고성이 오가는 일은 일상에서 드물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런데 전화로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차량 트렁크에 있던 ‘골프채’를 꺼내 휘둘렀다면 법적으로 어떤 심판을 받게 될까?
골프채로 상대방의 몸통통을 가격해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지는 전치 4주의 중상을 입혔다면, 이는 단순 폭행이나 상해가 아니라 법정형에 벌금형 자체가 없는 ‘특수상해죄’로 다스려진다.
청주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실제 판결(2025고단2753)을 바탕으로, 과거 폭력 전과가 있던 가해자가 어떻게 실형을 면하고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을 수 있었는지 그 구체적인 범죄 사실과 법원의 양형 판단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1. 한밤중의 이중주차 시비와 골프채 가격 사건의 전말
사건은 2025년 9월 1일 자정을 갓 넘긴 새벽 0시 20분경, 청주시 흥덕구의 한 주차장 앞길에서 일어났다. 피고인은 30세 남성인 피해자와 이중주차 문제로 전화상으로 거친 말다툼을 벌였다.
주차 시비로 격분한 피고인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보관되어 있던 골프채를 꺼내 들었다. 때마침 피해자가 피고인을 향해 다가오자, 피고인은 망설임 없이 위험한 물건인 골프채로 피해자의 몸통 부위를 강하게 내리쳤다.
이 일격으로 피해자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제1늑골을 침범하지 않은 다발골절, 폐쇄성’ 진단을 받았으며,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한 상해를 입고 말았다.
이중주차 말다툼에서 특수상해까지의 전개
2. 왜 일반 상해가 아니라 ‘특수상해죄’가 적용되었을까?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고인에게 일반 형법상 상해죄(제257조)가 아닌,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의 ‘특수상해죄’를 적용하였다.
형법 제258조의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를 가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이다. 일상생활에서 운동기구로 널리 쓰이는 골프채라 할지라도, 단단한 쇠나 카본 재질로 제작되어 사람의 신체를 가격할 경우 뼈를 부러뜨리거나 장기를 파열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법률상 당연히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
이 법조항이 유독 무거운 이유는 벌금형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형법상 특수상해죄의 법정형은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뿐이다. 즉, 기소되어 유죄가 인정되는 순간 원칙적으로 실형 선고를 받아 교도소에 수감될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3. 실형 위기에서 ‘집행유예’를 이끌어낸 핵심 양형 요인
그렇다면 법원은 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도 그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해 주었을까? 판결문에 드러난 피고인의 상황은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 피고인의 치명적인 불리한 정상:피고인은 과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공동상해)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미 폭력 범죄 전과가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위험한 흉기로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가중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 공격 부위의 치명적 위험성:법원은 피해자가 공격당한 몸통 부위에 심장, 폐 등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주요 장기가 밀집해 있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죄책이 대단히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법정 구속을 면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감경 사유는 다음 3가지였다.
-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 및 처벌불원서 제출: 피해자에게 치료비와 합의금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명시했다.
- 배상명령신청의 취하: 피해자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금전 배상을 요구하는 배상명령신청을 냈으나, 판결 선고 직전인 2026년 7월 16일 합의가 완료되자 이를 자진 취하했다.
- 벌금형을 넘는 실형 전과 부재 및 범행 자백: 피고인이 범행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반성한 데다, 과거 폭력 전과는 있었으나 벌금형을 초과하여 징역형을 받은 적은 없었다는 점이 정상참작되었다.
법원은 결국 피고인에게 실형 대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한편,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부과했다.
주차 분쟁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법적 쟁점
4. 판결이 주는 실무적 교훈
순간의 홧김에 트렁크에서 꺼내 든 골프채는 단순한 분풀이 도구가 아니라 법정형 징역 1년 이상의 중대 범죄를 구성하는 흉기로 변한다.
이 사건 피고인은 다행히 피해자와 신속히 합의에 이르러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3년간의 보호관찰이라는 무거운 사회적 제재를 짊어지게 되었다. 만약 피해자와의 합의가 불발되었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완강히 원했다면, 과거 폭력 전력까지 더해져 꼼짝없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었을 사안이다.
이중주차나 교통 문제로 시비가 붙었을 때는 절대 물리적 위력을 행사하려 해서는 안 되며, 차 안의 물건을 쥐는 행동만으로도 인생 전체가 뒤흔들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면책 공고]
본 글은 실제 선고된 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특수상해죄의 구성요건 및 양형 기준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작성된 일반 법률 정보 콘텐츠이다. 위험한 물건의 인정 여부, 상해의 정도, 과거 전과 유무, 피해자와의 합의 내용 및 실질적 손해 회복 여부에 따라 법원의 처벌 수위와 판결 결과는 개별 사건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본 글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갖는 자문이나 재판 결과를 대신하지 않으므로, 유사한 폭력이나 형사 사건으로 법적 대응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