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계약만료 부당해고로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억울하다”는 감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울고등법원이 2026년 2월 11일 선고한 2024누58762 판결에서 법원은 요양보호사 A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며, 1년 단위 기간제 근로계약이 기간만료로 당연히 종료되었을 뿐 해고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은 이유를 항목별로 쪼개어 본다.
이 글에서 확인할 핵심 3가지
- 요양보호사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면 계약만료를 이유로 한 종료가 부당해고로 취급된다. 단, 인정 요건이 까다롭다.
- ‘정규직’ 채용공고, 근로자 관리대장의 ‘정규직’ 기재, 취업규칙의 1년 제한 규정 — 이 세 가지는 갱신기대권 인정 근거로 쓰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 갱신기대권 판단의 핵심은 갱신 관행의 존재 여부와 사용자의 언행이며, 이 두 가지가 없으면 기간만료 종료가 원칙이다.
요양보호사라면 계약이 끝날 때마다 긴장된다.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갱신기대권이 생기는지, 이번 판결 전체를 통해 확인해 보자.

1. 이 사건 개요 : 요양보호사 A의 2년 근무와 계약종료 통보
원고 A는 2020년 11월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요양보호사로 입사하여 1년 단위 근로계약을 두 차례 체결한 후 2022년 11월 10일 기간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사용자(참가인)는 계약만료 1개월 전인 2022년 10월 10일 A에게 계약이 종료된다고 미리 통보했다. A는 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고,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도 기각되었다.
A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2023구합82438)과 서울고등법원(2024누58762)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선고(2024. 8. 29.)와 2심 선고(2026. 2. 11.) 모두 동일한 결론 — 기간만료로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었으므로 해고가 아니다.
- 2020. 11. 11. — A, 요양보호사로 입사 (제1차 근로계약: 1년)
- 2021. 11. 11. — 제2차 근로계약 체결 (2022. 11. 10.까지)
- 2022. 10. 10. — 사용자, 계약만료 통보
- 2022. 11. 10. — A, ‘계약만료’ 사유 사직서 제출 후 사직서 회수 시도
- 2023. 5. 12. — 경북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기각
- 2023. 9. 5. —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신청 기각
- 2024. 8. 29. — 서울행정법원 1심, 원고 청구 기각
- 2026. 2. 11. — 서울고등법원 2심, 항소 기각 → 최종 확정
A가 내세운 근거는 무엇이고, 법원은 왜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원고 주장을 항목별로 살펴보자.
2. 원고의 3가지 주장과 법원의 판단
주장 ① “이 사건 계약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다”
A는 채용공고에 ‘정규직’ 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근로자 관리대장에도 ‘정규직’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취업규칙도 1년 초과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채용공고는 A의 실제 채용 경위와 무관하다. A는 참가인의 직접 제안으로 입사한 것이므로 채용공고 내용이 근로계약에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
- 근로자 관리대장의 ‘정규직’ 기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내부 관리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근로자에게 공개될 문서가 아니었다. 더욱이 관리대장에는 근무 기간이 1~2개월에 불과한 직원도 ‘정규직’으로 기재되어 있어 분류 기준 자체가 불분명하다.
- 취업규칙의 해당 규정은 1년을 초과하는 단일 계약을 금지한다는 의미일 뿐, 1년 계약을 반복 체결하면 자동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전환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주장 ② “설령 기간제 계약이더라도 갱신기대권이 있다”
A는 이 사업장의 요양보호사들이 계약 기간이 끝난 후 대부분 갱신되었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고용보험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장 근로자 15명 중 9명이 근무 기간 1년 미만이고, 2년 이상 근무한 요양보호사는 A가 유일했다. 갱신이 관행이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
- 사용자 참가인은 증인신문에서 “근무태도나 어르신들의 반응을 살펴 그때그때 갱신 여부를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갱신을 위한 명확한 기준이나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
- 제2차 근로계약의 자동갱신 조항(‘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갱신’)은 사용자가 기간만료 1개월 전에 명시적으로 종료 의사를 밝혔으므로, A에게 적용될 여지가 없다.
주장 ③ “사직서는 강요로 작성한 것이며, 제출 후 철회했다”
A는 사직서를 강요에 의해 서명했고, 당일 사직서를 회수하여 철회했으므로 사직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 CCTV 영상에서 A는 사직서 초안을 오랫동안 검토하고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한 뒤 서명했다. 강요의 증거가 없다.
- 이 사직서는 실질적으로 기간만료를 확인하는 문서에 불과하며 별도의 사직 의사표시가 아니다. 따라서 철회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계약은 기간만료로 이미 종료된 것이다.
그렇다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언제일까? 법원이 쌓아온 판례 기준을 정리한다.
3. 갱신기대권 인정 요건 :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기준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은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갱신 규정이 있거나, 그것이 없더라도 갱신이 이루어지리라는 신뢰관계가 객관적으로 형성된 경우에 인정된다. [web:93] 대법원은 이 법리를 2007두1729 판결(2011년)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 오고 있다. [web:100]
이번 사건에서는 위 5가지 요소 중 유리한 항목이 단 하나도 없었다. 요양보호사 업무가 상시·지속적이라는 점은 인정되었지만, 법원은 “노인복지시설에서 이용자·가족·동료 인력과의 관계가 중요하므로 사용자가 탄력적으로 인력을 관리하기 위해 단기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반드시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아 이 점이 갱신기대권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반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었던 사례는 무엇이 달랐을까? 비교 판례를 통해 확인한다.
4. 갱신기대권이 인정된 판례와의 비교
같은 요양보호사 사건이라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 사례는 이번 사건과 사실관계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었다. 2023년 대법원 판결(2023두41769)에서는 취업규칙에 “정년 도달 후 1년 단위로 촉탁직으로 재고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고 관행도 없다는 이유로 기대권을 부정했지만 [web:101], 반대로 갱신 관행과 사용자의 구체적 언행이 인정된 사건에서는 기대권이 인정되었다. [web:97]
- 사용자가 “계속 함께 일하자”, “이 일은 오래 할 수 있다”는 취지의 구체적 발언이 녹취 또는 증인 진술로 입증된 경우
- 동종 근로자 중 대다수(과반수 이상)의 계약이 반복 갱신되었고, 갱신 거절 사례가 거의 없는 경우
-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갱신 요건 또는 절차에 관한 규정이 명시된 경우
- 객관적·합리적 평가 기준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관행이 있는 경우 [web:97]
2025년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판결(관련 사건)에서는 근로계약서에 갱신기대권 배제 조항이 있더라도 사업 운영 실태와 근로관계 실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web:97] 즉 계약서 문구 하나로 기대권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지만, 반대로 채용공고나 관리대장 기재만으로 기대권이 생기지도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법원의 입장이다.
5. 요양보호사가 알아야 할 실무 포인트
요양보호사는 업무 특성상 기간제 계약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계약 종료 시점마다 부당해고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web:98] 실무에서 사전에 챙겨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한다.
- 사용자의 갱신 약속을 반드시 문서화 — “무기계약으로 일하자”는 말은 녹취나 문자 메시지로 남겨두어야 나중에 증거가 된다. 이번 사건에서 A는 참가인이 무기계약을 제안했다고 주장했지만, 통화 녹취에는 해당 내용이 없었다.
- 채용공고와 근로계약서 내용이 다르다면 즉시 문제 제기 — 공고에는 ‘정규직’이라고 적혀 있는데 계약서에는 ‘1년 기간제’라면, 계약 체결 시점에 이 불일치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공고 내용을 주장하기 어렵다.
- 취업규칙에 갱신 절차·기준 규정이 있는지 확인 — 입사 전 또는 입사 직후 취업규칙 전문을 요청하여 갱신 관련 조항이 있는지 직접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사직서에 함부로 서명하지 않는다 — 이번 사건처럼 ‘계약만료’를 이유로 하는 사직서는 실질적으로 기간만료를 재확인하는 문서가 될 수 있다. 서명 전 반드시 내용을 확인하고, 강요를 받았다면 그 상황을 즉시 기록해 두어야 한다.
- 부당해고 구제신청 기한은 3개월 — 해고(또는 계약만료 통보)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구제받기 어렵다. [web:98][web:104]
- 동료 근로자의 갱신 현황 자료 수집 — 갱신기대권 인정의 핵심 증거 중 하나는 ‘갱신 관행’이다. 고용보험 취득·상실 내역, 다른 동료들의 재계약 여부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두면 소송 또는 노동위원회 절차에서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주 하는 질문(FAQ)
Q: 요양보호사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나?
A: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라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가능하다. [web:104] 이번 사건에서도 이 사업장과 공동생활가정이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간주되어 상시 5인 이상 기준을 충족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Q: 1년 이상 근무하면 자동으로 무기계약직이 되는가?
A: 기간제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되는 것이 기간제법의 원칙이지만, 1년 계약을 두 차례 체결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무기계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A는 1년 계약 2회, 합계 2년을 근무했는데, 법원은 이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총 2년을 초과하면 기간제법 제4조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간주될 수 있다.
Q: ‘정규직’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기간제 계약서를 받았다면?
A: 채용공고의 내용이 실제 근로계약서 내용과 다르다면, 계약 체결 시점에 이 불일치를 명확히 하고 공고 내용이 계약에 포함되도록 서면으로 확인해 두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채용공고 내용이 근로계약에 편입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단, 채용공고를 믿고 지원한 사정, 사용자의 언행 등이 결합되면 갱신기대권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Q: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면 반드시 복직이 되는가?
A: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원직복직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web:93] 다만 사용자에게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예: 경영상 사정, 객관적 평가에 따른 부적격 판정 등)가 있다면 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갱신거절이 정당화될 수 있다. 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금전 보상 명령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web:97]
글을 마치며
이번 시간에는 요양보호사 계약만료 부당해고가 쟁점이 된 서울고등법원 2024누58762 판결을 중심으로, 갱신기대권의 인정 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을 살펴보았다.
이 판결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의 업무가 상시·지속적 성격을 가진다는 사실만으로는 갱신기대권이 생기지 않는다. 갱신기대권은 사용자의 구체적인 언행, 갱신 관행의 존재, 취업규칙 등의 규정이 객관적으로 증명될 때 비로소 인정된다. 이번 사건의 A처럼 채용공고와 관리대장을 주된 근거로 삼은 경우, 법원이 그 자료들이 실제 계약 내용에 편입되었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다면 우선 3개월 이내의 구제신청 기한을 확인하고, 갱신 관행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서둘러 확보하는 것이 먼저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노무사 또는 전문 변호사와 상담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를 권한다.
⚠️ 주의사항 및 면책 문구 (노동법률)
본 포스트는 서울고등법원 2024누58762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2438 판결, 대법원 판례, 국가법령정보센터 등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노무 자문을 대체할 수 없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 시 반드시 해당 분야 전문 노무사·변호사와 상담을 진행하기 바란다.
최종 업데이트 일자: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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